2018년 11월 11일 일요일 오후에 면접을 보았다. 떨어지는 낙엽들이 스산한 날씨와 어우러져 뭔가 기분이 묘했다. 언제나 첫인상, 첫멘트가 어떤 일에 engagement 를 더하거나 덜하거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에 평소 출근할때보다 더 신경 써서 넥타이를 고쳐메고, 자기소개를 짧고 임팩트있게 준비하며 달달 외워서 갔다. 그 처음의 흐름만 잘타면 나 나름대로 조리있게 말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과 충분히 eye contact을 하면서 여유를 찾는 것은 어느정도 자신 있는 일이기 때문에.
다양한 industry에서 다양한 career를 가진 지원자들이 모여 있었다. 얼핏얼핏 pre-interview survey를 곁눈질해보니 대충 그러했던 것 같다. 좀 일찍 도착했다고 생각해 대기실에서 여유도 좀 부려보고 싶었는데 이내 내 이름이 불리고, 면접실 문 밖 의자에 덩그러니 그리고 멍하니 앉아있는 내 모습이 새삼 낯설더라. 인터뷰란걸 본 게 한 사년만 인 것 같다. 이직제안이 와서 인터뷰 한 번 보러 갔던게 그 즈음이니. 내 앞의 지원자에게는 무슨 질문들을 그리 많이 하셨는지 좀채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 나한테도 질문들을 많이 하실까?' 생각하는 순간 내 차례가 되었다.
인사하고, 15초 정도의 자기소개. 하고나니 너무 짧았나? 생각했지만 하루에 적어도 50명이상은 면접보시는 분들이니 내 생각엔 차라리 본론으로 들어가게 해드리자 정도? 인적사항에 대한 몇가지 질문에 면접관들이 웃을 수 있는 대답과 몇가지 추임새로 좀 웃게 만들어 드린 것 같고, 나도 좀 여유를 찾았다. 그 이후로는 예상 범위안의 질문들이 이어졌고 나름 장황하지 않게 잘 대답을 했다는 생각을 중간중간 했지만, 결과야 나와봐야 아는 것이니.
그렇게 대략 10분 정도의 면접을 보고 나왔다. 세 분의 면접관 교수님들 모두 각기 다른 종류의 포스가 넘치시는 분들이어서 면접관 배치를 참 절묘하게 했구나라고 생각했다(의도된 거라면). 나와서 보니 아직 많은 사람들이 대기실에서 숨도 크게 못쉬면서 대기중이다. 십분전에 내가 저렇게 보였을까? 생각하며 외투랑 가방을 조용히 챙겨서 나왔다.
흐리고, 가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이 오히려 떨리는 감각을 더 생생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 히터를 틀고 집으로 왔으니.
애초에 이 학교가 아니면 별로 가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원도 여기만 했고. 사람들이 MBA ROI타령들을 해대지만 그건 그들만의 생각인거고 내가 정하는 나의 의미에 부합한다면 정량적인 ROI가 무슨 의미가 있나싶다. 국내외 MBA를 다녀온 친한 형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이제 MBA가지고 ROI따지는 시대는 이미 지난 것 같고말이다. 구지 ROI 따지는 이들의 방식으로 생각해보자면 full day MBA가 아닌 part time 이라면 tuition에 대한 기회비용만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퇴근후 여가활동 시간 짬내서 공부하고 네트워킹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되니. 언제나 그 무엇의 가치는 내가 규정하는 것이니. 합격자 발표날 그 가치를 다시 규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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